빵또아문학전집
소설 속의 두 사람
정말 두 사람이 주인공인 한 소설의 내용을 예상해보는 타입입니다. 엔드롤과 비슷하지만, 이번엔 문체나 돋보이는 특징을 읽어보아요.
빵또아문학전집 418.
이 소설은 사랑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사랑은 욕망이자 욕심임을 전제로 이야기하고 있어요. 순수하기에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때로는 추악하고, 어그러진 무언가이기도 한 것. 여러 인물이 나와서 얽혀가며, 장을 지날 때마다 어떤 사랑 이야기가 끝나고, 시작됩니다. 연애에 좋은 경험이 없는 사람이라면 읽다가 기분이 나빠지는 대목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우리는 모두 괜찮은 사랑을 하고 싶어해요. 그만큼 괜찮은 사람을 찾고 싶죠. 그러므로 결말은 영원히 지속될 것처럼 괜찮은 모습으로 끝납니다. 영원하길 바라게 되는데 그저 '괜찮은' 것이라니, 싶지요. 하지만 우리 삶에서 괜찮은 상태를 유지하기가 얼마나 힘든가요? 이것들은 타협이 아닙니다.
명은과 준호의 서사는 이 소설의 처음을 장식하고서는 조연처럼 겉돌다가 마지막에 다시 정리하는 식으로 완결됩니다.
준호는 마치 이렇게 될 걸 알고 있었다는듯 여유로운 인물로 등장합니다. 서먹함이 없다고 할까요. 직장도 환경도 나쁠 거 없는 상태로 살고 있어 사람들은 그 좋은 성격의 기원을 그렇게 생각합니다. 자신은 이대로가 좋다고, 자주 말하네요.
명은은 어딘가 계속 앞을 내다보는 사람인데요. '예측한다'가 아니라 '가늠한다'입니다. 예상한 대로 다 들어맞는 건 아니지만 계속 근미래를 재보고는 합니다. 어쩌면 현실적이지만 그도 내심 바라는 건 있겠죠. 있을 겁니다.
둘의 관계는 아주 애매하게 나옵니다. 그래서 선후배야, 전 애인이야, 짝사랑 상대야? 뭔가 과거에 알았던 사이인 건 알겠는데 지금은 왜이리 멀게 느껴지나 싶어, 아주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그냥 남남으로 등장하는 것 같습니다. 뭐 이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은 처음엔 모두 '그냥저냥 아는 사이'처럼 보이다가, 점점 제 인연을 찾아가는 모습이지만요. 누군가는 연인과 헤어지고 시작해서 그 주변의 다같이 아는 친구들이 얼결에 긴장하게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아마 그 헤어진 사람은 명은입니다... 그렇게 시작을 장식했군요. 솔직히 정말 괜찮은 상대였고, 명은이 놓치고 싶지 않았는데 떠난 인연인 것 같아요. 지독한 실연. 그 뒤로 몇 에피소드가 전개되는 동안 "명은이는 요즘 누구 만난대?" "그 교대 나온 남자 있던데..." 정도로 준호와 어떻게 연락이 닿았음을 암시할 겁니다. "좋아 보이던데."
하지만 명은과 준호의 이야기에 오면... 와도... 여전히 비슷하군요. 과거가 조금씩 흘러나오면, 그때 고마웠다는 둥의 동창회에서 할 법한 이야기. 이런 얘길 듣고 싶어서 불렀던 게 아냐. 우리가 이 나이쯤 돼서 계속 만나면 어떤 관계인지 확실히 해야지. 모호한 관계에 매력보다는 피곤함을 느끼는 명은은 대놓고 준호에게 묻습니다. 사실 불안했으니까요. 준호가 지금 여자친구가 있는지도 확인했고, 전에 인연이 닿았을 때도 좋았으니까... "하려던 말은 아닌데, 난 네 결혼식 불러도 안 갈거야." "저 결혼 생각 없는데요." "그 말이 아니잖아." "선배, 화나셨어요?" 그리고 이야기는 결혼식을 하는 다른 친구로 넘어갑니다. 명은과 준호의 타협은 이 인연이 사랑이라 믿고 시작해보는 식이네요. "저도 오늘 선배를 이대로 보내고 연락이 오지 않으면 기분이 좋지 않을 것 같아요." "그건 싫은 거야, 얼버무리는 거야?" ㅡ똑바로 말해줘. 그래서 준호는 깨달았다.
그때 사실 명은의 심장은 손끝에 느껴질 정도로 뛰고 있었는데 말이죠. 이 소설의 문체는 각자의 심리를 아주 신경써서 깊게 들어가는 식입니다. 인물들의 버릇에 집중하는 것 같아요. 그 몸짓이 어떤 감정을 의미하는지요. 그리고 이 버릇들은 대부분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묘사됩니다. 그래서 현실에서 보고 들을 수 있는 별거 아닌 것 같은 사랑 이야기가 이루어질 때 더 극적인 효과가 되는지도 모르겠네요. 별거 아닌지는 독자가 판단하는 거지만. 여러 사람의 이야기가 나와 복잡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다시 읽어보면 재밌는 섬세함이 있습니다.
소설을 통해 표현되는 것은 인연의 재발견이네요. 명은과 준호의 에피소드도 그러하지만, 다른 인물들도 제법 현실과 타협하는 모습을 보이고 거기서 행복과 사랑을 발견합니다. 이를테면 어색하기만 했던 그 사람의 계속 바라보고 싶은 면을 알아챘을 때... 이런 한순간이 평범한 일상을 행복하게 만들어주기도 해요. 궁금해하고, 조용히 보기만 해도 되는, 남에게 말하지 못하고 묘사로만 남는다 해도 좋은 일. 하지만 조용히 말하면 상대가 대답합니다.
그럼에도 결말부에 작가는 이 모든 인연은 언제든 바뀌고, 바꿀 수 있다는 식으로 끝맺습니다. 지금 이 인연들도 무엇인가 바뀌어 이루어진 것. 그러니 앞으로도 그렇겠죠. 작가에게는 다양한 종류의 고독함이나 그런 경험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 경험에서 관찰한 인물들을 녹여낸 것 같기도 하고... 마지막에 나온 명은과 준호는 그중에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커플'이에요. 그들이 이제야 사랑을 믿기로 하며 시작한 순간을 결말로 만들어버린 것은 어떤 메시지를 주는 것일까요? 마지막 페이지에서 불안해질지도 모르겠지만 명확히 보여주지 않은 단 하나의 갈래가 작가가 남겨둔 희망처럼 느껴집니다.
출간 후의 반응을 보면 당연히 이 둘도 다른 커플들처럼 과거가 폭로되고 싸우거나 서로를 위해 헤어지거나 할 거라 생각했던 독자들은 여기서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는 것 같아요. 물론, 호불호는 갈리겠죠. 이들만 열린 결말이니까요.
Q. 이 책 작 팔리나요?
이상하게 잘팔린다...? 라는 느낌...?
출판사에서 예상한 것보다 잘팔림. 인듯해요
Q. 이 세계관의 명은이는 어떤 직업일까요
관리직인데 앉아만 있는 건 아닌? 기업 매니저나 거래 관련된 중간직업일수도 있어요. 도매업일까요? 수입회사를 하는 거지... 막이래
(경: 연구기업 무역팀에 들어갔다네요)
Q. 명은이와 헤어졌다는 전 애인과 명은이는 어떤 연인이었고 왜 헤어졌나요?
음 명은이 전애인은 명은이랑 너무 비슷한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둘이 너무 서로를 예상하거나 뭘 숨길 때도 그렇게 할 수 있어서... 미묘한 불만이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명은이가 더 붙잡고 싶었는데 그러지 않은 것도 남친 쪽이 그냥 무슨 생각하는지 보여서 그랬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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