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ling you, Darling you
카테고리
작성일
2023. 4. 22. 20:10
작성자
Clockwork1overs

봄맞이 동거의 상상도

 

두 사람이 함께할 집은 무엇으로 채워질까에 대해 생각해보았어요. 반려동물을 기르려나 싶었는데, 좀 더 생각하다 보니 생명을 기른다 해도 정적인 쪽이 어울릴 것 같더라고요. 그러다가 테라리움을 꾸미는 둘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시작은 명은이의 이삿짐에 섞여 들어온 어항을 발견하면서부터입니다. 한참 전의 실험에 사용했다든가, 어린 시절 본가의 추억이 담긴 물건이라든가... 옛날에 버리지 못하고 보관하던 짐이 섞여 들어온 것 같아요. 어쨌든 사용한지 꽤 되지 않은 사각형의 어항입니다.

 

준호가 물고기를 기를까 하고 묻지만 거절해요. 지난번에 바다를 좋아하는 명은이에 대해 잠깐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이것도 그 연장선입니다. 언젠가는 함께 고향에서 바다를 산책한 적이 있겠죠? 이 대목에는 제가 무척 좋아하는 호쿠사이의 판화를 인용했어요 (ㅋㅋ). 

 

명은이는 테라리움이라는 개념 자체를 공부하면서 들어보았던 적이 있습니다. 어쨌든 생물학을 배웠으니 생명이나 생태계에 대한 호기심이 커요. 크게 관심은 없었더라도 그 논리와 매력 자체는 이해하고 있는 셈이죠. 그래서 재미있는 제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준호는 '그런 게 있다'고 말했을 뿐이니 제안이라고 하긴 어렵지만, 둘 사이의 대부분의 일들은 이렇게 은근한 방식으로 이뤄지게 될 것 같습니다.

 

밀폐형 테라리움은 그 공간 자체가 하나의 생태계가 되어서, 따로 뚜껑을 열거나 물을 주지 않아도 계속 생명활동을 이어나가는 멋진 정원이에요. 두 사람이 오랜 시간을 거쳐 공간을 함께 나누기로 결정했을 때, 그 시작과도 같은 활동으로 테라리움을 만드는 겁니다. 함께 살아갈 집에서 또 다른 작은 생태계를 꾸리는 것이 조금 로맨틱하지 않은가요?

 

이들의 테라리움은 수조에 만들었지만 물고기와 찰랑거리는 물 대신 흙과 식물이 있는... 어떻게 보면 아이러니한 장치잖아요. 어항魚缸이라고 부르는데도요. 어른스러워 보여도 은근히 엉뚱한-평범하지 않은- 구석이 있는 각자의 성향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적어도 금붕어 어항보다는요. 건드리지 않아도 유지되는 이 정원처럼, 둘의 동거 생활도 별다른 마찰 없이 잘 굴러갔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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